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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STG게임 하면 제일 먼저 무엇을 떠올릴까? 갤러그? 사이쿄? 1945? 케이브? 아니면 동방? 저마다 다들 떠올리는 이미지가 다를 것이지만 비행기 게임(STG게임)이라하면 제일 먼저 극악의 난이도를 떠올리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사실 오락실을 처음 가 본 사람이 자신의 눈 앞에 놓인 수많은 게임들 중에서 가장 쉬워보이고 만만해 보이는 게임은 바로 슈팅게임( 이하 STG게임 )일 것이다. 단 몇 초만 화면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게임의 규칙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게임 장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의 <아카이브> 게임잡지에서 학교나 회사를 땡땡이 치고 어디서 시간을 때울지 고민하다가 게임 센터(한국의 오락실)로 들어가 본 적이 있는 사람들을 취재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는데(그들은 전부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회의 모범생들이었다), 놀랍게도 그들 대부분은 그때 세임센터에서 STG게임을 즐겼다는 내용이 있었다(정확히는 라이덴을 즐겼다). 그건 게임을 잘 모르는 사람들 눈에도 자기가 쉽게 규칙을 이해하고 금방할 수 있을 것 같은 장르가 바로 STG게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은 잘 알고 있겠지만, STG게임은 게임의 구성이 간단한 것과는 별개로 정말 난이도가 높은 어려운 장르다. 난 솔직히 학창시절에 STG게임을 엔딩까지 클리어하는 사람을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다. STG게임을 엔딩까지 클리어하는 것을 구경해 본 것은 에뮬 프로그램과 강제 세이브가 생기고 난 뒤부터였다. 나 역시 강제 세이브 기능으로 어려운 구간은 반복 연습해보고 나서야 비로소 엔딩을 보는 것이 가능했으니…

강제 세이브를 반복하며 꾸준히 연습 후 엔딩을 보는 것이 가능해졌다. 스샷은 건버드 2 의 엔딩

그럼 왜 겉보기에는 간단해 보이고 쉬워 보이는 STG게임이 현실에서는 이토록 어려운 것일까? 난 이 사실이 궁금하여 인터넷과 게임잡지들을 샅샅히 뒤져봤지만 놀랍게도 이 주제로 글이나 기사를 쓴 컨텐츠를 단 한 개도 찾아내지 못했다. 다만 게임 관련 개발자 인터뷰나 게임 소개 등에서 이 장르가 어려운 이유를 토막토막 파편적으로 알아낼 수 있었다.

그래서 이번 글에서는 내가 자료를 뒤져가며 알아 낸 STG게임이 어려운 이유를 4가지로 구분하여 여러분께 소개해 볼까 한다.

개발자는 자신의 게임이 쉽게 정복되는 걸 원치 않는다

너무나도 당연한 말이지만 게임 개발자들이 게임을 개발할 때, 기본적으로 자신의 게임을 어렵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그건 자신이 힘들게 만든 이 게임을 플레이어가 쉽게 정복하도록 하지 못하게 만드는 개발자의 심리가 깔려있어서다.

실제로 게임을 개발할 때, 제작자와 개발자는 게임의 난이도 문제로 의견이 충돌하는 경우가 잦다고들 한다. 아무래도 제작사는 난이도가 적당히 낮아야 인기가 많아지니, 게임센터 개비넷의 회전률과 가정용 콘솔의 STG게임 마니아들이 게임을 구입하는 마지노선까지 난이도를 낮추려 한다. 반면에 개발자들은 게임을 어렵게 만들어 유저들이 자신의 게임에 더욱더 끈기있게 도던해 주길 바란다.

예전에 쯔꾸르 계열의 게임이 나오면… 아니, 쯔꾸르는 너무 오래된 작품이니 비교적 최근에 나왔던 <슈퍼 마리오 메이커> 만 보더라도 팬들이 직접 만든 맵은 하나같이 어려움 일색의 난이도들 뿐이었던 것만 보더라도 알수있다.

프로 게이머 이전의 게임 고수들 ‘스코어러’

한국에서는 ‘스코어러’ 란 단어가 생소할 수도 있겠지만, 일본에서는 게이머라면 으레 깊이 알고 있거나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흔한, 누구나 알고 있는 개념이다.

구체적인 ‘스코어러’ 의 개념이나 일본의 ‘하이 스코어’ 시스템에 관해서는 나중에 따로 글을 쓸 생각이 있으니 그 때 소개하도록 하고, 여기서는 간단하게 ‘어느 지역 혹은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게임점수를 얻는 사람 혹은 그걸 노리고 연습하는 사람’ 이라고 알고 있으면 되겠다.

<스트리트 파이터 2> 이후 아케이드 시장은 오로지 격투게임 일색이었다. 한국도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STG게임의 입지가 매우 좁아졌다. 게임센터 내에서 새로운 STG게임이 나오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한 판 정도 해보고 “뭐 이런 느낌이구나” 하고는 다들 격투게임으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 STG게임에 지속적으로 100엔을 넣는 사람은 오로지 ‘스코어러’ 들 뿐이었다. 전일(게임 캐비넷에 기록되는 그 날의 점수순위) 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 게임을 연구하고 수행(?)하는 ‘스코어러’들만이 유일하게 새로나온 게임기에 모여서 지속적으로 동전을 넣었다. 이미 STG게임이라는 한 우물만 파서 이 장르에 고수가 된 ‘스코어러’ 들의 실수를 유발하고, 그들의 동전을 먹기 위해 개발자는 STG게임을 굉장히 어렵게 만들어야만 했다.

인터넷이 없던 시절의 독특한 시스템 ‘로케이션 테스트’

아케이드 게임의 전성시대에는 인터넷이 사회에 보급되지 않았거나 보급되었어도 굉장히 가격이 비싸서 지금처럼 함부로 쓰기 힘든 시대였다. 그런 시대에 지금과 같은 정기적인 게임 패치는 있을 수 없었기 때문에 게임을 릴리즈하기 전에 각종 버그나 개발자가 의도하지 않은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미리 차단해서 게임을 출시해야 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케이드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을 정식으로 릴리즈하기 전에 도쿄의 여러 게임센터에 게임 캐비넷을 미리 비치하여 사람들의 게임화면을 모니터링 했다. 그리하여 알게된 게임의 버그나 문제점, 인기 등을 미리 체크한 후 문제점들을 최종적으로 수정한 뒤에 게임을 출시했다. 그것이 바로 ‘로케이션 테스트’ 이다. 지금으로 생각하면 오픈 베타와 비슷한 개념이다.

당시 게임센터의 주인들은 STG게임은 ‘로케이션 테스트’에서 하루매상이 3만엔 혹은 최소 1만엔이 나오질 않으면 그 게임은 들여 놓질 않았다고 한다. 보통 신상 격투게임 캐비넷의 하루 매상이 하루 3만엔 정도였기 때문에 그 이하로 나온다면 “그냥 인기 격투게임 하나 더 들이고 말지” 하는 마인드였다고 한다. 그래서 로케이션 테스트에서 하루 매상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개발자들은 게임의 난이도를 올려서 게임의 회전률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최소 하루 1만엔을 벌지 못하는 아케이드 캐비넷은 게임센터에 비치되지 못했다

단 한 차례의 실수도 허용하지 않는 완벽한 플레이를 요구

STG게임은 그 태생부터 이어져 온 하나의 패러다임이 있다. 그것은 바로 플레이어의 기체는 적탄 한 방에 죽는다는 것이다. 사실 전술한 앞의 사례들보다 이 이유가 STG게임 난이도에 있어서 더욱 직접적이고 주요한 이유가 될 것 같다.

그 당시 게임센터의 게임들을 둘러봐도 그렇게 야박한 게임은 찾아보기 힘들다. <파이널 파이트>나 <천지를 먹다> 같은 횡스크롤 액선게임을 봐도 주인공의 HP가 있어서 몇 대 맞더라도 진행을 하다보면 다시 HP를 보충할 수가 있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다. 격투게임을 보더라도 혹여나 한 라운드를 패한다 하더라도 다음 라운드에서 이기면 만회가 된다. 오히려 게임을 오래하기 위애서 일부러 한 라운드를 지고, 다음 두 라운드를 이기는 플레이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오로지 STG게임 만이 적탄 한 방에 기체를 잃고 게임오버가 된다. 혹여나 “그래도 STG게임은 시작할 때부터 기체를 3대를 준다”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건 STG게임의 속성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다. 대부분의 STG게임은 기체를 잃으면 여지껏 모았던 파워가 다 소멸되고 쌓였던 폭탄의 수가 다시 처음 상태로 리셋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진행이 된 상황에서 기체를 잃는다면 그냥 게임오버나 다름없는 게임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보스가 쏘는 엄청난 연출의 거대한 레이져 빔을 맞으나 쟈코가 쏘는 콩알탄을 맞으나 결과는 똑같은 ‘죽음’이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불공평하다. 보스의 회심의 일격과 쟈코의 기본 공격은 그 긴장감이 달라야 하는데, 플레이어의 데미지는 동일하게 두 경우 모두 ‘죽음’ 이니 개발자들이 애써 열심히 준비했던 연출이나 그래픽이 허무하게 버려진다는 생각도 든다.

또 죽으면 모든 것을 잃는다는 법칙도 그렇다. STG게임을 해 본 게이머라면 위럼한 상황에서도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서 열심히 폭탄을 모았는데, 써보지도 못해보고 허무하게 죽은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횡스크롤 액션이나 격투 게임에서 한 번의 라운드를 잃거나 플레이어가 한 마리 죽었다고 해서 그토록 허무하진 않다. 오히려 “다시 심기일전해서 열심히 해보자”하는 마음이 생기는데, STG게임은 대부분의 게임들이 한 번 죽으면 도저히 다시 해 볼 엄두가 나질 않는다. 괜히 STG게임을 “맨탈 게임”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최근에는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

이상으로 STG게임이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써 보았는데 독자들은 얼만큼 공감할 지 모르겠다. 내게는 엄청나게 어려운 게임인데 인터넷에서는 ‘할만한’ 게임이라 평하는 글들도 많이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러한 글들은 인터넷 특유의 허세 문화의 한 단편이라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STG게임을 했을 때, 나와 같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확신한다.

그래도 한가지 즐거운 사실은 최근에 릴리즈되는 신작 STG게임들은 신규 유저 확보를 위해서 난이도를 예전보다 많이 낮게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이제 아케이드 시장은 세계적으로도 많이 사라졌으니 더이상 ‘회전률’이라던가 ‘하이 스코어’ 에 시선을 둔 게임은 만들 필요가 없어졌다는 사실을 개발사들이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STG게임은 내가 아주 좋아하는 게임 장르다. 다만 여지껏 나온 게임들이 너무 어려워 내가 손도 못대고 포기해버린 게임이 많아 어느새 이 장르에 대한 매력을 잊고 살았다. 한동안 인기가 주줖했었지만 최근에는 비교적 쉬운 개발 난이도 덕분에 인디 게임계에서도 게임이 많이 출시되고 있고, <닌텐도 스위치>를 비롯한 다른 콘솔에서도 꾸준히 작품이 나오고 있어서 STG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선 매우 즐거운 일이다.

앞으로도 이렇게 즐기기 쉬운 난이도로 유저 친화적으로 다가간다면 다시 한번 STG 장르가 비상하는 날이 반드시 올거라 믿는다.

원코인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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