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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막슈팅이란 무엇인가

보통 사람들은 탄막슈팅을 단순히 ‘화면을 가득 채울만큼 적탄이 많이 나오는 비행기 게임’ 이라고 알고 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아니, 사실 맞다 틀리다 하고 내가 판단해주는 것도 무리가 있다. 어차피 ‘탄막슈팅의 정의’ 란 말에 사전적 뜻 같은 개념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하지만 탄막슈팅이란 일반 슈팅게임(이하 STG게임)장르에서 한단계 더 진보한 단계의 STG게임을 말한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비행기 게임들은 적의 탄환을 피해서 내가 쏜 탄환으로 적을 격추시키는 게임을 말해왔다. 그리고 그런 구조를 기반으로 수많은 게임들이 만들어져 왔다. 하지만 1990년 중반 이후, 세계적으로 반도체 산업이 급성장을 하면서 게임 하드웨어 기기의 성능이 가파르게 좋아지기 시작했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당연히 STG게임도 발전하게 되었다.

아케이드 기판의 발전으로 인해 아케이드 게임들은 전보다 훨씬 좋은 그래픽과 더불어 훨씬 더 많은 그래픽을 한 화면에 담을 수 있게 되었다. STG게임은 화면에 가득한 적들, 또는 화면에 적탄을 가득 채워도 하드웨어가 그런 오브제들을 모두 표현해 줄 수 있는 상황에 이르자 게임 개발자들은 보다 많은 적탄을 화면에 채우는 게임을 속속 시장에 내놓기 시작했는데 그것이 바로 ‘탄막슈팅’의 시작이다.

탄막슈팅 특징

STG마니아들은 탄막슈팅의 시초를 <도돈파치>라고 한다. 물론 그 전의 게임들도 탄막슈팅이라고 부를만한 게임들이 있었지만 지금의 탄막슈팅게임의 ‘커다란 틀’ 을 완성한 게임은 <도돈파치>가 그 시작이었다고 본다. 그건 격투게임의 시초를 <스트리트 파이터2>라고 보는 경향과 같은 것이다. <스트리트 파이터 2> 는 지금 격투게임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커다란 틀’을 완성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런 탄막슈팅 장르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그 ‘커다란 틀’이란 뭘 말하는 것일까. 다음과 같은 내용이 탄막슈팅 게임에 공통적으로 나타는 특징들이라 볼 수 있다.

  • 적의 탄환이 느리고 탄이 화면을 뒤덮을 만큼 많이 나온다
  • 주인공 기체의 피격판정 범위가 작다
  • 비교적 간단한 조작으로 기체의 스피드를 조절할 수 있다.

기존 STG게임과 다른 이와 같은 탄막슈팅의 특징은 STG게임 장르의 발전을 가져왔다. 마니아가 아니면 동전을 넣질 않던 마이너 게임 장르로 전락했었지만 게임장르의 새로운 개척은 새로운 유저의 유입으로 이어졌고 많은 사람들이 떠났었던 STG게임으로 다시 복귀했거나, 탄막슈팅의 매력에 빠져 STG게임에 입문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아예 게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탄막슈팅으로 게임에 발을 들여놓는 사람들이 많아졌을 정도다.

탄막슈팅의 선구자 <케이브>

탄막슈팅이라 하면 케이브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케이브>는 <도돈파치> 등을 시작으로 <벌레공주님>, <데스 스마일즈> 등 수많은 탄막슈팅 게임들을 히트시킨 게임 개발사다. 탄막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들은 거의 다 이 회사가 만들었을 정도로 <탄막=케이브> 라는 공식을 게이머들에게 각인시킨 장르의 선구자이다.

그럼 <케이브>가 만든 명작 탄막슈팅 게임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탄막슈팅을 처음접해보려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게임 타이틀은 다음과 같다.

도돈파치 시리즈

도돈파치 시리즈는 케이브 하면 떠오르는 케이브의 대표적인 간판 게임이다. 도돈파치가 히트한 이후 후속작들이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 나는 초보들에게 <도돈파치 대부활> 을 추천해주고 싶다. 도돈파치 시리즈는 난이도가 어렵기로도 유명한 게임인데, <도돈파치 대부활>은 난이도가 시리즈 중에서 가장 낮고 스팀에서도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의 접근성이 좋다.

에스프 가루다 시리즈

이 게임도 케이브의 게임 중에서 난이도가 낮은 편이라고 마니아들이 많이들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플레이 헤 본 결과, 전혀 그렇지가 않다. 뭐가 난이도가 낮다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니아들은 난이도가 낮아서 초보들이 입문하기 쉬운 게임이라고 추천하고 있다.

구완계

이 게임 역시 케이브 게임들 중에서 난이도가 낮다고 정평이 나 있는 작품이지만 난 아직 게임을 구하지 못해서 그 말이 맞는 지 검증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래픽이 깔끔하고 일본적인 느낌을 슈팅에 잘 적용해서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게임이다.

에스프레이드

이 게임 역시 유명하다. 아마 마메 등으로 에뮬게임을 좀 해 본 사람이라면 이 게임은 반드시 해봤을 것이다.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시스템을 잘 이해해야 하고 엔딩까지 플레이 타임이 길어서 결코 쉽다고는 할 수 없지만 재미 하나만큼은 보장해주는 게임이다.

데스 스마일즈 시리즈

이 게임은 내가 케이브 게임들 중에서 가장 추천하고 싶은 시리즈다. 우선 난이도가 쉬워서(케이브 게임들 중에서…) 초보들이 하기 좋다. 또 탄막 슈팅으로는 독특하게 횡스크롤 게임이고, 좌우로 쉴새없이 쏟아지는 적을 처리하는 맛이 일품이다. 그래픽도 유럽 고딕풍의 스타일 배경과 일본의 아이돌 같은 분위기의 캐릭터가 아주 자연스럽게 융합되어 그래픽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리고 이 게임은 케이브가 주력으로 삼던 아케이드 게임 시장이 점점 무너져가고 있을 무렵, 재정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한 케이브가 다시 일어서게 된 계기가 된 작품이 바로 <데스 스마일즈>이다.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지금도 모바일로 많은 인기 몰이를 하고 있어서 <케이브의 효녀들>이라고도 불린다.

아카이 카타나

난 해보지는 못했고 영상으로만 접했다. 영상을 보면 그래픽이 깔끔하고 상당히 재밌어 보이는 데, 도통 소프트를 수하기가 힘들다. 마니아들의 평에 의하면 난이도가 쉬워서 새로운 유저들을 장르로 이끌기 위한 게임이라고 평가되고 있다.

벌레공주님 시리즈

일단 난이도가 토 나올 정도로 어렵다. 그런데도 추천하는 이유는 게임이 상당히 재밌다. 몇 년째 한 번씩 생각나서 해봐도 재밌을 정도로 어렵지만 아주 재밌는 게임이다. 벌레공주님 시리즈는 1편과 2편이 있는데 2편은 솔직히 너무 어려워서 하기 힘들고 1편은 스팀으로 구매가 가능해서 소프트를 쉽게 구할 수 있다. 상당히 재밌는 게임이니 반드시 해보자.

탄막슈팅은 어렵다?

탄막슈팅 게임을 영상으로 보면 엄청나게 많은 적찬이 화면을 뒤덮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이 장르를 어려운 장르라 생각하고 고수들만이 하는 분야라고 착각들을 많이 한다. 하지만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 물론 탄막슈팅 중에는 어려운 게임들도 많지만 탄이 많은 대신 탄속이 느리고, 피탄면적이 좁으며 적의 탄도 눈으로 보는 것보다 피탄면적이 작은 게임들이 많다. 그래서 다른 STG게임을 하다가 탄막슈팅을 하게 되면 내 생각에 적탄에 맞았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도 멀쩡하게 살아있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이런 탄막슈팅보다는 STG게임을 하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이가 없는 <사이쿄 STG게임>들이 훨씬 더 어렵다. 사이쿄 게임은 탄막슈팅보다도 화면에 표시되는 탄의 수는 적지만 탄속이 매우 빠르기 때문에 적의 패턴을 외우고 탄을 많이 뱉는 적을 미리 격추시키지 못하면 거의 신급의 회피실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면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로 되어버린다.

최근의 게임시장이 모바일 중심으로 박뀐 점도 탄막슈팅계에서는 굉장한 호재다. 모바일에서의 조작방식이 STG게임, 특히 탄막슈팅에는 너무 잘 맞기 때문이다. 아케이드나 가정용 콘솔의 컨트롤러로는 STG게임의 조작에 한계가 있었다. 플레이어가 적탄 사이사이의 공간을 캐치했더라도 조작이 내 생각대로 되지 않아 죽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적탄의 수가 많아 탄과 탄 사이의 간격이 좁은 탄막슈팅에서 그런 경우가 많았는데 모바일에서는 자신의 손가락의 강약조절만으로도 플레이어의 기체가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STG게임의 난이도가 쉬워진다.

실제로 <에스프가루다>가 모바일로 처음 나왔을 때, 아케이드로는 중수정도의 실력이었던 유져들이 고수만의 영역이었던 게임의 최고난이도를 쉽게 정복하는 기현상들이 속출했다. 그래서 그 후에 나오는 탄막슈팅 게임들은 쉬워진 조작을 고려해서 게임을 개발하고 있지만 모바일의 조작방식으로 인해 탄막슈팅이 더 쉬워진 것에는 그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

탄막슈팅은 STG게임의 기본을 되살렸다

이전부터 STG게임은 하드웨어의 한계로 인해 화면에 표시되는 탄의 수가 제한되었다. 때문에 개발자들은 탄의 빠르기를 조절하여 난이도를 맞춰 개발해왔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우리가 생각하는 STG게임의 기본적인 개념에 점점 멀어져사는 결과를 가져왔다. 우리가 생각하는 STG게임의 재미는 적들이 쏘아대는 수많은 탄을 모조리 피하고 적을 격추시킬 때의 쾌감이다.

하지만 탄속이 빠른 게임들은 적탄을 피한다는 개념보다는 적의 패턴을 암기해서 적이 탄을 쏘기 전에 미리 적을 제거해야 하는 패턴 암기를 강요해왔다.

나는 탄막슈팅의 탄생으로 인해 STG게임 장르의 아주 기본적이 개념이 되살아났다고 본다. 탄속이 느리고 탄이 많이 나오는 게임을 하다보면, 적의 패턴을 암기하거나 적이 탄을 쏘기 전에 제거하는 것이 아닌 정말 적탄을 피해서 플레이를 하는 STG게임의 근본적인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보았듯이 필자는 STG 장르가 탄막슈팅으로 발전하여 새로운 유저가 유입되고, 떠났던 기존 유저가 되돌아오고, 모바일과 인디 게임에서 많은 작품이 나오는 등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고 본다. 탄막슈팅은 비행기가 날아다니며 적을 물리치는 로망을 아직 간직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충분히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장르다. 아직 장르에 입문을 망설이는 게이머에게 탄막슈팅은 충분히 재밌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 나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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