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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1993년. 스트리트 파이터 2 의 인기가 절정에 이르고 캡콤이 아닌 다른 회사들이 대전 격투 장르의 게임 인기에 편승하여 너도나도 모두 대전 격투 게임을 출시하고 있던 그때. 그러한 물살을 타고 출시 된 게임이 있었으니 그 게임이 바로 파이터즈 히스토리 가 되겠다.
파이터즈 히스토리는 독특하게도 캡콤이 아닌 다른 개발사의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버튼 체계가 스트리트 파이터 2 와 같은 8방향 레버와 6버튼 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일본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엄청난 인기에 힘입어 스트리트 파이터 2 를 할 수 없는 상황, 즉 게임을 하려면 기다려야 하거나, 혼자하고 싶은데 연결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자리를 뺏길 가능성이 클 때, 스트리트 파이터 2 의 대용품으로 플레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순수하게 이 작품을 즐기기에는 당시의 스트리트 파이터 붐이 너무 컸다.
한국에서는 스트리트 파이터의 엄청난 인기가 빠르게 식었고(하지만 지속적으로 어느정도의 인기는 여전했다) 갑작스레 부상한 SNK 의 아랑전설이나 용호의 권이 인기를 끌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일본과는 다르게 이 게임을 이 게임 그대로 즐기는 분위기가 있었고 그러는 친구들도 주위에 몇 명이 있었으나 필자의 기억으로는 이 게임의 인기는 그다지 오래가지 못했다.
그다지 대중적이지 못했던 게임
특히 첫 작품이었던 <파이터즈 히스토리>는 한국에서 전혀 인기를 끌지 못하였으나 1년 뒤에 나온 후속작 < 파이터즈 히스토리 다이너마이트 > 는 사람들에 기억에 남을 만한 약간의 인기를 끈 정도였다. 필자 역시 이 게임을 잘 기억하고 있다. 그 당시 스트리트 파이터의 아류작이 넘처나던 시기에 꽤 타격감과 조작감이 훌륭해서 나름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던 게임이었기 때문이다. 거기다가 그래픽도 아주 뛰어나다고는 못하지만 그래도 꽤 준수하게 출시되었었기에, 작품의 퀄리티에 비해서 대중들의 관심이 박하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호쾌한 타격감과 액션, 미려한 그래픽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의 인기가 별로였던 이유는 필자는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다. 이 게임의 ‘게임 아트’ 가 별로였기 때문이다. 캐릭터나 배경의 그래픽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좋았고, 사운드도 훌륭했으나 아트가 별로였다.
일본의 경우는 모르겠으나 당시 한국에서는 일본의 망가 일러스트 그림체에 굉장히 환호하던 시대였다. 지금이야 그런 그림체를 오덕스럽다고 혐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1990년 대 당시에는 상당한 대중의 인기를 구가하던 그림체였다. 뭔가 현실에서 동떨어진 예쁘고 둥글둥글하고 눈이 큼지막하고 산뜻한 색감에 사람들의 피부가 투명한 그런 일본식 망가 그림체가 환호받던 시점에서 이 작품의 현실적인 캐릭터의 아트는 굉장히 눈에 거슬렸다.
< 파이터즈 히스토리 다이너마이트 > 작중의 캐릭터들은 다들 얼굴에 주름이 많고 색감이 어두우며 미소년이나 미녀 캐릭터는 없다. 몇몇 캐릭터들은 굉장히 중국영화스러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다. 또 서양의 캐릭터들은 그 당시 한국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었던 펑크문화나 남색을 즐기는 호모스러운 이미지의 캐릭터들밖이어서 솔직히 게임은 재밌어 보이지만, 플레이하고 싶은 캐릭터는 미조구치나 레이 정도 밖에 없었다.
거기다가 버튼의 할당 또한 적응하기 힘들었다. 당시의 게이머들에기 익숙한 버튼 체계는 캡콤 게임의 6버튼 체계이거나 네오지오의 4버튼 체계가 손에 익었다. < 파이터즈 히스토리 다이너마이트 > 의 버튼 체계는 네오지오의 4버튼 체계 였다. 하지만 그 당시 게이머들은 이미 SNK 의 <아랑전설>의 4버튼 체계 (A-약펀치, B-약킥, C-강펀치, D-강킥) 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 파이터즈 히스토리 다이너마이트 > 의 4버튼 체계는 순서가 약간 달랐다. A-약펀치, B-강펀치, C-약킥, D-강킥 으로 SNK와 B와 C 버튼이 달랐는데 여기서 이질감을 느끼는 게이머들이 많았다. 게임에 좀 관심이 있는 오락실 주인들은 버튼 배열을 바꿔 SNK 의 체계와 맞춰주는 곳도 더러 있었지만, 보통은 그러질 않았다.
플레이에 도움되는 TAS 영상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진 약한 인기
하지만 아직도 이 게임이 사람들에게 기억되고 지금도 일본에서는 소규모로 아마추어들이 주최하는 대회가 치러지곤 한다. 그리고 고전 격투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꽤나 알려진 게임이다. 당시의 약한 인기에도 왜 이렇게 오랫동안 미진하게나마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일까?
이 게임은 많은 매력을 가지고 있다. 일단 게임의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 필자가 어렸을 때, 아케이드 게임 시절에는 게임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은 별로 환호받지 못했다. 어쨋든 가진 적은 용돈으로 오랫동안 게임을 즐겨야 했기 때문에 게임의 속도가 지나치게 빠르면 그만큼 빠르게 용돈이 소진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게임의 템포가 빨라서 빠른 경기 진행을 요구하는 게이머들에게 강력한 어필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작품은 UI 가 굉장히 간단하다. 당시의 게임들처럼 체력게이지 바 이외에 뭔가 많은 게이지 바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이 게임에서는 체력게이지와 제한 시간만이 존재한다. 그만큼 다른 뭔가에 신경을 쏟질 않고 오직 상대의 빈틈을 찾아 연속기를 먹이는 것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약공에서 강공으로 연속기가 다양하게 들어가는 것도 이 작품의 큰 매력이다. 이 게임에서는 격투 게임 장르에서 최초로 도입된 시스템이 몇가지가 있는데 그것들 중 하나가 바로 약공에서 강공으로 이어지는 체인콤보 시스템이다. 약 기본기에서 강 기본기로 콤보가 이어지고 모든 기본기에서 필살기로 캔슬 콤보가 가능하다. 그래서 플레이어가 상황에 맞는 콤보를 직접 만들어 쓰기에 많은 자유가 허용되었다.
시원시원한 타격감과 캐릭터들의 호쾌한 기합소리도 일품이었다. 지금도 이 게임을 하면 그 호쾌한 기합소리에 대전이 청량하다. 그리고 캐릭터 별 약점이 있어서 약점에 타격을 받으면 캐릭터의 옷이 찢어진다거나 부위가 파괴되면서 캐릭터는 기절한다. 기절하고 나면 이 게임의 절대적인 매력인 콤보로 라운드를 단번에 마무리 지을 수 있었기에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는 게임의 재미가 있었다.
보통 이시기에 게임선터(오락실)에서 유행했던 게임들은 아랑전설 스페셜이나 킹오브파이터즈94 혹은 슈퍼스트리트파이터2X 정도였는데 다른 게임들은 화려한 연출의 초필살기나 초필살기를 이용한 콤보에 집중했던 반면에, 파이터즈 히스토리 다이너마이트 는 쉽고 간단하지만 강력한 콤보에 많은 정성을 쏟아서 대전의 빠르고 호쾌함을 더했다. 지금해도 괜찮을 정도로 간단하고 호쾌한 게임 시스템의 매력 덕분에 아직까지 일본에서 작은 소규모 대회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캐릭터간의 불균형과 어려운 CPU
이 작품의 캐릭터 수는 12명으로 다른 게임과 비교해도 괜찮은 편이었지만 캐릭터간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서 상당히 캐릭터의 선택에 제한을 받았다. 일본 현지에서는 <자지>와 <리> 를 최고의 캐릭터로 꼽고 <미조구치>, <레이> 는 그 다음으로 꼽고 있지만 인기가 없어서 그다지 게임에 대한 연구가 없었던 한국에서는 <미조구치>와 <레이>, 그리고 <리> 이외의 캐릭터로 게임을 하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인기가 없는 와중에 굉장히 어려운 CPU전 난이도는 더욱 더 사람들의 발길을 어렵게하는 역할을 했다. 이 게임의 CPU전은 지금도 고전게임을 연구하는 마니아들 사이에서 대단히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이다. 모든 격투게임의 CPU전이 그렇듯이 이 게임 또한 CPU전의 ‘얍삽이’는 있긴 하다. 하지만 그 ‘얍삽이’조차 타이밍을 아주 잘 맞춰야 성공하는 어려운 난이도를 자랑한다.
지금 고전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에게는 격투게임의 상대가 없어서 거의 CPU전을 즐기는 것 외에는 별달리 즐길 방도가 없다. 하지만 그 CPU전마저 아주 고난이도를 자랑하는 게임이라서 호쾌하고 시원시원한 대전을 자랑하는 좋은 게임성에 비해 지금까지도 게임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뭔가 아까운 작품. 화려한 재탄생을 기대하며…
< 파이터즈 히스토리 다이너마이트 >는 지금은 사라진 추억의 게임 개발사 ‘데이터 이스트’ 에서 개발한 작품이다. 아케이드 전성기였던 당시 격투 장르의 엄청난 붐에 힙입어 탄생된 게임이었고 다른 회사들이 격투게임 붐에 편승하여 출시했던 저급한 게임들에 비해 굉장한 퀄리티를 자랑하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당시 경쟁하던 게임들이 하나같이 주옥같은 명작들이었고(KOF94, 아랑전설 스페셜, SF2X 등), 시대가 원하지 않는 게임 아트 때문에 아쉽게 묻혀버린 작품으로 필자는 기억하고 있다. 개발사마저 망하고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탓에 고전 명작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되고 여러 게임들과 캐릭터간의 콜라보가 되고 있는 이 시기에 < 파이터즈 히스토리 다이너마이트 >는 그 시류에 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저작권이나 판권 같은 것에 관해서 필자가 정확히 알수는 없지만, 지금 고전 게임이 다시 재조명 받고 있는 이 시기에 화려하게 재탄생하여 명예로운 부활을 했으면 하는 것이 필자의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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