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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독립계 스튜디오 Ember Lab이 만든 액션 어드벤쳐 게임이다. Ember Lab 는 원래 게임 개발사가 아니라 3D 에니메이션 제작이나 각종 유명게임의 팬메이드 영상, 그리고 게임의 인트로 무비 등을 제작하던 회사였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게임 개발에 도전했다. 개발 당시 디즈니의 픽사풍 그래픽으로 게이머들에게 많은 기대와 관심을 받았던 게임. 지금부터 KeNa 브릿지 오브 스피릿 리뷰 를 시작해 보자.

방황하는 영혼들을 성불하는 동양적 이야기

본작의 주인공 ‘케이나’는 현세에 머물고 있는 영혼을 저승으로 이끄는 ‘영혼 술사’이다. 어느 잊혀진 마을에 도착한 그녀는 거기서 머물고 있는 영혼들의 부탁을 받아, 사령화 되어버린 영혼들을 정화해 가면서, 성스러운 산의 신전을 찾아 모험해 간다.

곳곳의 유적 비석의 모양들이나 주인공 ‘케나’의 복장, 그리고 체력을 회복시켜주는 명승지 등에서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그래픽이 인상적이다. 자연을 자원삼아 이용하고, 개발하는 게임이 아닌 정화와 치유의 대컨셉을 바탕으로 한, 자연친화적인 동양사상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개발사인 Ember Lab 은 CG 작품을 주로 작품해 온 스튜디오답게 컷 씬 연출이나 풍경묘사 등이 매우 뛰어났다. 그리고 캐릭터들의 표정이나 코믹한 움직임 등 액션과는 별개로 세세한 부분 묘사까지 생동감 있고 완성도가 상당히 높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주인공 KeNa

꽤 하드한 액션

그 자연과 영혼이 가득한 게임의 풍광과 픽사 에니메 같은 비주얼에 숨겨진 이 게임의 액션은 보기와는 다르게 꽤 하드한 편이다. 게임의 스토리 상 주인공의 외모나 직업을 커스터마이징할 수는 없지만 주인공 ‘케나’의 움직임은 다른 액션 어드벤쳐 게임을 즐겨 온 유저라면 놀라울 정도로 많은 액션이 가능하다. 근거리 원거리 공격은 물론이고 화살을 이용한 공격, 구르기, 패링, 파쿠르 등 다른 게임에서 봤음직한 동작들은 전부 게임에 갈아 넣었다.

그리고 맵의 기믹을 이용한 퍼즐요소도 꽤 헷갈리는 부분이 많아서 아무 생각없이 하다가는 길을 헤매기 일수다. 후술하겠지만 ‘케나’를 돕는 ‘적정령’과 그들의 커스터마이징 아이템 ‘모자’ 등을 수집할 수 있고, 정해진 길 외에 다른 셋길에서 수집요소나 ‘케나’의 강화요소를 얻을 수도 있다.

어디선가 본 듯한 적들…

탐색-전투-강화의 유기적 연동

보통 비 게임계 스튜디오에서 만든 게임은 지나치게 분위기를 중시하고 게임성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KeNa 는 방대한 맵 속에 아기자기하게 여러 요소들을 채워 넣었다.

게임은 기본적으로 외길 진행으로 전투-퍼즐요소로 맵 개방의 반복이다. 이렇게 간단히 적으면 아주 심플한 구조로 생각될것이다. 하지만 각 에어리어는 오픈월드라고 평할 정도는 아니더라도, 다양한 샛 길과 숨겨진 요소들이 많이 준비되어 있다. 주위의 쓰러져 있는 동상들을 일으켜 세우고, 부식 된 유적을 정화하거나, 숨겨진 명상장소를 찾아내고 추가 전투나 퍼즐요소를 풂으로서 ‘케나’의 강화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구조이므로 맵을 샅샅히 뒤져 숨겨진 요소를 전부 개방하자.

기본적으로 미니맵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개방적인 구역에서는 길을 헤멜 수도 있다. 또 워프 구간은 특정 구역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에 다소 동선이 복잡해지고 쓸데없는 로딩이 많아지는 것이 불편했다.

의외로 길찾기는 어렵다

귀여운 ‘부식령’의 활약

게임 시작부터 주인공과 함께 해, 끝까지 ‘케나’에게 도움을 주는 존재가 바로 ‘부식령’이다. 거의 <귀여움>이라는 컨셉을 노리고 디자인 되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게임이 보기보다 꽤 난이도가 있어서 여러 번 리트라이를 하게 되어 짜증스러울 때, 이 ‘부식령’ 들의 귀여운 외모와 코믹스런 움직임이 잠시 플레이어들에게 치유의 시간을 줄 것이다. 혹여나 이 게임의 그래픽만 보고 ‘치유계’ 게임으로 착각하여 구매한 사람들도 이 ‘부식령’들을 본다면 환불의 마음을 접을 지도 모른다.

그리고 ‘부실령’은 자체의 귀여움 외에도 게임의 플레이에도 많은 도움을 준다. 그들은 오염된 지역을 정화시키는 일을 하고 퍼즐요소를 해결하기 위한 오브제 운반 등의 일도 하며, 전투에서는 에너지를 축적하여 적에게 강화 공격을 하기도 하고, 적에게 달라붙어 적의 움직임을 제한하기도 한다. 또 특정부위의 약점을 공략해야 하는 적에게는 그 약점을 드러내는 역할을 하기도 해서 이 ‘부식령’들이 없으면 쓰러뜨릴 수 없는 적들도 존재한다.

또 ‘부식령’들에게 모자를 씌워 주어 외모를 변화시킬 수도 있는데, 말 그대로 외모를 변화 시킬 뿐, 아쉼게도 모자는 아무런 스테이터스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그래픽은 참신, 하지만 게임성은 무난

픽사풍의 캐릭터를 조종하며 디즈니 픽사 에니메이션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는 확실히 대단하다. 하지만 게임성은 이 게임만의 특징이랄 건 없다. 그냥 이 게임 저 게임 좋은 요소들을 버무려 놓았기 때문에, 게임을 하다보면 별다른 튜토리얼도 필요없을 만큼 익숙할 것이다. 그래픽에는 굉장히 신경을 썼지만, 게임성은 참신한 모험보다는 무난하게 유저들의 불만이 없을 정도로만 자제한 느낌의 게임이다.

플레이 타임도 약 10시간 내외로 캐주얼한 게임으로서 적당하다고 생각되지만, 많은 볼륨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불만을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게임 발매 후, 다른 여러 리뷰에서 약간 난이도가 있는 게임이란 말들이 많아서 액션게임이 서툴다면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필자가 해봤을 때는 누구나 조금의 끈기만 있다면 엔딩을 볼 수 있을 만큼 캐주얼한 난이도였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플레이 타임이나 난이도 보다는 주인공 캐릭터가 1명이라는 점이 아쉬웠다. 그리고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디자인은 좋은데, 적들의 디자인은 다들 비슷하거나 어디선가 본 듯한 개성없어 보이는 캐릭터들이라 좀 아쉬웠다. 후속작이나 추가 DLC 로 개성있는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KeNa 와 부식령들

Ember Lab 스튜디오가 게임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가 아닌 걸 생각하면 많이 괜찮은 게임이었다. 다만, 게임을 하다보면 매 순간 어디서 본 듯한… 이란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다음에 또 다른 게임을 만들게 된다면 그 자신들 게임만의 참신한 게임성과 불륨을 좀 더 고민해서 만든다면 훨씬 좋은 대작 게임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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