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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8월 30일, 중국 정부는 18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플레이 시간을 일주일에 3시간까지로 하는 규제를 도입했다. 사실 지금의 중국이 게임만 규제하는 것은 아니고 사회 문화 경제 전반에 걸쳐 매우 엄격하게 인민들을 옥죄고 있다. 이는 중국의 그동안 참아왔던 공산사회주의가 본색을 드러내는 정치적 사건이지만, 이 블로그는 게임의 이야기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사이트이기 때문에 정치적 해석은 다른 전문가들에게 맡기고 여기서는 중국 게임규제 에 관한 이야기만 하겠다.

중국 게임규제 내용은?

중국은 오래전부터 게임을 ‘영혼의 아편’이라 칭하고 대대적인 규제를 강행해 왔다. 후술하겠지만, 그동안 게임유저들은 구멍이 숭숭 뚫린 규제 따윈 간단한 잔머리와 편법으로 충분히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이번 규제의 내용은 미성년자 게임중독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금요일, 토요일, 일요일 및 법정 공휴일 저녁 8시부터 9시까지 1시간만 미성년자는 온라인 게임을 할 수 있다.

그리고 텐센트, 넷이스 등 중국의 게임관련 회사들은 이를 성실히 준수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른 중국 게임업체들의 주가 하락 소식은 불가피하고 지금도 많은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들리고 있는 중이다.

중국 게임규제 효과는?

지금의 규제에 대해서 언급하기 전에 우선, 사실 지금까지도 중국에서는 18세 이하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플레이 시간에는 법적인 규제가 있었다 는 사실을 먼저 언급하고 싶다. 이것은 신분증과 연동한 QQ 어카운트(한국의 카톡이나 라인 같은 것) 로의 인증을 기반으로 하는 시스템이지만, 부모나 지인의 어카운트를 이용함으로써 미성년이라도 원하는 만큼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예전 우리나라에서 셧다운제가 실시 되었을 때, 아이들이 엄마 주민번호로 아이디를 만들어 게임하던 것과 비슷하다.

이번 규제는 예전보다 한층 강화된 것이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수법으로 미성년자는 온라인 게임을 즐길 것으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하지만 시행 뒤,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그게 아니다. 9월에 들어가고 나서 스마트폰 앱 게임의 전체적인 플레이 시간이 8월과 비교해서 60%정도로 저하되었다고 텐센트의 한 관계자가 밝혔다.

지금 스마트폰 앱 게임에 대해서는 시스템적인 플레이 시간 규제가 아직 도입되지 않았기 때문에 미성년자라도 게임을 하려고 하면 언제든지 즐길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러나 대기업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요구에 발맞춰 회사 개별적으로 미성년 유저의 플레이 시간을 제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텐센트는 청소년이 다른 사람의 ID를 이용해 게임하는 것을 막기 위해 얼굴인증 시스템을 도입했다. 사실상 중국의 대기업들은 정부에 알아서 기고 있는 상황이다.

얼굴인증이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시스템의 허점이 많아 우회할 방법이 많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강하게 밀어부치고 있고, 텐센트 측은 이에 따른 대응책을 강화하고 있다. 강력한 규제의 효과로 어쨌든 스마트폰으로의 게임 플레이 시간은 9월에 들어와 크게 줄어 버렸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중국 휴대폰 게임

보통 스마트폰 캐주얼 게임은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게임에서 파티원을 기다리거나 대전 매칭을 기다리는 시간에 잠시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규제로 인해 미성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시간이 줄어들면서 캐주얼 게임 또한 그 여파로 동시에 피해를 보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현재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안드로이드 단말기에 대해서는 나이를 확인하는 시스템이 단말기 제조사에 의해 도입되고 있다. 그리고 이런 나이 확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게임 플레이 시간을 제한하라고 중국 정부는 강하게 요구한다. 또한 IOS 앱에 대해서는 아이폰에 나이를 파악하는 시스템이 없으므로 향후 개임개발사업자가 그러한 시스템을 구현해야 사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규제와 별도개로도 중국 스마트폰 게임은 자국의 앱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중국의 앱 다운로드 순위는 ‘현상앱’ 이라 불리는 사행성앱들이 점령하고 있고 사행성이 없는 스마트폰 게임은 광고계의 기피대상이 되었다.

앱 내 광고 수익이 줄어든다면 게임 내의 아이템을 팔아서 수익을 내면 되질 않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중국에서 유료 아이템을 팔려면 <판호> 라는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나 올해 8월부터 그 허가 업무마저 중지된 상태다. 2018년에도 허가가 정지된 기간이 있었지만 그때와 마찬가지로 언제 재개될지는 알 수 없다. 대기업이야 어느정도 버틸 수 있겠지만, 중소 개발사들은 러가 기다리다가 파산하고 직원들 월급 떼먹고 야반도주하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답은 해외진출, 우리는 호구가 되어선 안된다

중국 스마트폰 게임 시장은 앱 내 광고로 수익내기 힘들고, 과금 앱의 신규 릴리스는 정부가 언제 재개할 지 모른다. 그리고 이번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 플레이 시간 규제를 정통으로 맞은 완전 패닉상태다. 중국 스마트폰 게임 개발사들은 앞으로 중국 국내 시장에 예산을 줄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은 중국 게임이 한국, 미국, 일본 등 거대한 게임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는 해외로 눈을 돌리는 계기를 만들 것이다. 나는 벌써부터 한국이 중국에 게임시장을 마구 내어주는 호구질을 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지금 중국의 상황은 바꿔말하면 해외의 게임개발업체들도 중국에서 사업을 하기 힘들다는 말이 된다. 국가와 국가 간의 교류는 언제나 ‘기브 앤 테이크’가’ 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봐왔던 정부의 행태로 보면 참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의로운 행동에는 박수를!

중국 정부는 이번 규제를 통해 중국의 젊은이들이 긍정적인 에너지를 창출하고 중국의 올바른 가치관을 학습하길 바란다는 매우 공산당적인 헤토릭을 전했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 보도되는 미디어들을 통해서 중국 정부가 말하는 ‘중국의 올바른 가치관’ 이란 것이 무엇을 뜻하는 지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앞서 말한대로 이 블로그는 정치를 다루는 블로그가 아니니 정치적 견해는 다른 사람들에게 맡긴다고 다시 한번 말한다.

중국의 학부모들은 이번 제재를 찬성할지도 모른다. 한국의 맘까페 등에서도 이번 제재를 보고 ‘중국이 부럽기는 처음’ 이라는 의견이 자주 올라온다고 들었다.

그러나 중국의 SNS에서는 이런 비합리적이고 독단적인 규제를 향해 작은 주먹을 날리는 중국의 인민들도 많다고 들었다. “차라리 화장실 사용, 식사, 잠자리 시간표까지 다 짜주는 게 어떠냐”하고 정부를 향해 비판하는 중국의 젊은이들이 혹여나 신상에 불이익을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지만, 자유주의자의 ‘용기있는 외침’은 인종과 국경을 뛰어 넘어서 언제나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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