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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1987년 작 캡콤의 횡스크롤 2D 런앤건 액션 게임 마계촌 리뷰

마물에게 포로가 된 공주를 구하기 위해 마물의 근거지를 향해 돌진한다는 판타지적이고 고전적인 설정을 기본으로 한다. 이후 일본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세 서양을 배경으로 고딕한 다크 장르물의 시초라고도 불린다. 수많은 종류의 마물 디자인과 독특한 배경 그리고 굉장한 난이도로 인해 당시 오락실에서 빼어난 존재감을 자랑했던 게임이다.

스토리

그 당시 제대로 된 스토리란게 있을까? 스토리는 약 몇 초간의 오프닝으로 충분히 설명해준다. 마왕이 공주를 잡아간다. 그리고 기사는 그 마왕을 쫓는다. 설명 끝

게임 내용

플레이어는 기사 아서를 조작한다. 아서는 갑옷을 장비한 상태로 시작하며, 적에게 피해를 입으면 갑옷이 벗겨져 팬티 한 벌의 벌거숭이 기사가 된다. 벌거숭이 상태로 한 번 더 피해를 입으면 목숨을 하나 잃는 구조다. 그리고 바닥이 없는 구덩이에 빠지면 갑옷의 착용유무와 상관없이 그냥 목숨을 하나 잃는다. 아주 옛날 게임답게 단 한 번 플레이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쉽게 게임의 규칙을 이해할 수 있다.

목숨을 하나 잃은 뒤에 다시 시작할 때는 갑옷을 입은 상태로 시작하기 때문에 게임의 난이도 외적인 부분은 최대한 유저 지향적이다. 갑옷이 부서져 벌거숭이 상태더라도 가끔 적을 처치하면 항아리에서 갑옷이 나오기도 하고, 스테이지 끝의 보스를 물리치면 보너스로 갑옷을 입혀준다.

적에게 맞아 피해를 입었을 때에 뒤로 튕겨져 나가게 된다. 움직이는 발판을 건너거나 주위에 낭떨어지가 있는 곳에서 한 번 적에게 데미지를 입으면 뒤로 튕겨 그냥 낭떨어지로 떨어지기도 한다. 그리고 개발자가 그걸 노골적으로 노리는 구간도 존재한다.

스테이지에는 제한 시간이 있어, 타임오버가 되면 죽게 된다. 하지만 타임오버로 죽는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사악한 게임 난이도에 죽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초보 학살자 레드 아리마

1스테이지 중반부에서 아서를 기다리고 있는 레드 아리마는 이 게임에서 처음 맞이하는 초보들의 학살자이다. 주인공의 공격에 민첩하게 반응해 하늘을 날며 플레이어의 무기를 회피하고 움직임이 거의 사기 수준으로 빠르다. 그리고 맷집도 쎄고, 총알도 쏘는데다 아주 빠른 속도로 아서에게 돌진해오기 때문에 레드 아리마의 패턴을 미리 숙짛하지 않으면 대부분의 초보들이 이 부분을 넘지 못하고 게임을 끝내게 된다.

또한 3스테이지 중반에서는 레드 아리만가 4마리나 출현한다. 물론 이 부분도 개발자가 유저에게 이제 게임 그만하라는 구간이다. 다만, 행동 자체는 패턴이 정해져 있어서 패턴 파악만 한다면 제대로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말이 쉽지 실제로는 어렵고 찬스가 왔을 때 없애지 못하면 플레이가 꼬여서 죽기 십상이다.

스테이지 구성과 클리어 방법

이 작품은 6개의 스테이지와 마지막 대마왕의 방, 이렇게 총 7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1주차를 클리어하는 데에는 총 10분대 초반의 시간이 걸리고 2주차까지는 클리어를 해야지 이 작품의 진정한 엔딩을 볼 수 있다.

1주차의 라스트 보스를 격파하면 “이 방은 사탄에 의해 만들어진 환상의 방이었다.” 라는 메세지가 나오면서 다시 스테이지 1로 되돌아간다. 다시 처음부터 플레이를 해서 2주차 대마왕을 격파하면 드디어 진엔딩을 볼 수 있다. 그 이후에는 계속되는 무한 루프이다.

그리고 한 가지 주의점은 게임의 설정 상, 대마왕은 반드시 십자가로 쓰러뜨려야 한다는 점이다. 십자가를 들지 않고 스테이지 6의 보스를 쓰러뜨릴 경우, 스테이지 5부터 다시 시작하게 된다.

높은 난이도

‘마계촌 시리즈’는 그 게임성과 더불어 난이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 어려움이란 것이 결코 불합리하지는 않다. 게임 밸런스가 치밀하게 짜여져 있어서, 패턴 숙지를 완벽하게 하면 원코인 클리어가 그렇게 불가능한 게임이 아니다. 완벽한 패턴 게임이기 때문에 실력에 따라 진도가 차이가 나서 실력의 성장을 실감하기 쉽다. 그리고 고 난이도 게임의 특성 상, 클리어 했을 때의 성취감도 지극히 높다.

불편한 조작성

점프 시 궤도 수정이 전혀 되지 않는 점도 이 게임을 사악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이다. 물론 그 당시 게임들 중 점프 시 궤도 수정이 가능한 게임은 거의 없지만, 이 게임 역시 당시의 게임들 궤적을 벗어나진 않는다. 하지만 점프 중에 캐릭터의 방향을 바꿀 수 있어서 앞으로 점프하다가 뒤에 오는 적에게 창을 던진다던지 하는 동작은 가능하다.

점프 액션의 제약이 크고 세밀한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게임오버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짜증이 난다. 그리고 무기를 전방으로 밖에 던질 수가 없는데, 적은 여러 각도로 공격해 온다. 하지만 이건 뭐 이 작품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당시 게임들을 지금 리뷰해보면 항상 나오는 조작성의 단점들이다.

따라서 이런 조작성이 극한의 난이도에 맞물려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작품을 개발한 캡콤은 이런 나쁜 조작성을 고치기는 커녕, 후속 시리즈의 특징인 양 계속 밀어부쳤다. 그래서 지금은 이런 조작성이 이 작품의 주요 특징이 되었다.

십자가 획득에 관해

대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서는 반드시 십자가가 필요하다. 하지만 십자가의 입수 여부는 철저히 운에 달려 있다. 운이 나쁘면 6스테이지에서 끝없이 발이 묶이게 된다. 그래서 각자 무한으로 리젠되는 몹들에게서 십자가를 획득할 수 있는 플레이어 저마다의 루트가 필요하다.

십자가는 적탄을 파괴할 수 있는 부가 성능이 붙은 대신, 사거리가 짧기 때문에 적과 가까이 접근해 쏘아야 맞는다. 위력이나 사거리를 강화할 수 없기에, 입수 타이밍에 따라 난이도가 올라가는 구간도 존재한다.

5종류의 무기

무기는 창, 단검, 도끼, 횃불, 십자가 이렇게 다섯 종류이다. 그리고 모든 무기들은 휘두르는게 아니라 적에게 던진다. 들고 다닐 수 있는 무기는 한 종류뿐이고 무기 스위칭 시스템은 없다(80년대 게임에 많은 걸 바라지는 말자). 무기를 바꾸고 싶으면 새로운 무기 아이템을 먹는 수 밖에 없다.

초기 장비는 창이다. 무기를 바꾸고 싶으면 항아리를 가진 적을 죽여서 그 항아리에서 랜덤하게 나오는 무기를 취하는 수 밖에 없다. 아이템은 무한으로 리스폰 되는 적이 떨어뜨리는 항아리에서 나온다. 그래서 원하는 아이템을 먹기 위해서, 한 장소에서 원하는 템이 나올 때까지 리스폰 되는 적을 계속해서 죽이는 플레이도 가능하다(다만, 제한 시간이…).

단, 한 번 나온 무기를 먹지 않고 진행하면 게임의 메모리에 그 무기가 없어지지 않아서 다음 번에는 그 무기가 출현할 확률이 매우 낮아진다.

5종류 모두 각자의 개성이 있지만, 성능에 따라 당시 유저들의 애착은 달랐다. 주로 연사력이 강한 단검을 최고의 무기로 꼽았고, 횃불이나 도끼를 먹는 순간 게임오버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물론 요즘은 이런 똥무기로도 원코인 클리어 영상이 올라오긴 하지만 보통사람의 입장에서는 주로 창이나 단검을 선호했다.

총평

이 작품은 캡콤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고난이도 액션 게임이다. 당시 게임센터의 회전률과 수익의 사정상, 난이도를 끌어 올릴 수 밖에 없는 아케이드 게임 중에서도 굉장히 뛰어난 영상미와 게임의 밸런스를 자랑하는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의 서브 컬쳐라 할 수 있는 마물 도감이나 카드게임, 또는 보드 게임 같은 부가 파생물들이 아주 많이 생산되어 친구들과 돌려보곤 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그리고 정작 서양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 서양을 그려내는 일본 게임들의 중세 서양 판타지 물의 초석이 되어 지금도 그 명맥을 있고 있다. 물론 지금 게임들보다는 난이도가 상당히 어렵기는 하지만 그런 옛 게임들의 난이도를 낮춰주는 리와인드 기능이나 스피드 저하 기능들을 함께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액션 게임을 좋아하고 그 역사를 느껴보고 싶은 유저라면 이 게임을 한 번 즐겨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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