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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9월 14일에 발매된 닌텐도의 가정용게임기 닌텐도 게임큐브 는 올해로 세상에 나온 지 20년이 되었다. 닌텐도의 거치형 콘솔 게임기로서 지금까지의 롬팩 카트리지식으로부터 탈피하여 처음으로 디스크 방식을 도입하여, 소니의 가정용 콘솔게임기 <플레이 스테이션 2>(이하 플스2) 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기 위한 닌텐도의 야심찬 하드웨어이다.
최종 출하량은 21274만대. 2000년 3월에 발매되어 세계적으로 1억 5500만대를 팔아 치운 전설의 게임기 <플스2> 에 비하면 닌텐도의 이름에 걸맞지 않은 역사적인 참패를 거두었다. 그렇지만 회사의 명운을 건, 다음 게대 게임기 <Wii> 에서 사람들의 머리에 게임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바꿔 놓으며 부활에 성공했다. 당시 <Wii> 를 셜계했던 닌텐도의 개발자들은 닌텐도 게임큐브가 <Wii> 의 력신적인 아이디어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Wii> 의 성공의 복선이 된 콘솔, 닌텐도 게임큐브는 도대체 어떤 게임기였을까?
코드네임 돌핀 블루
게임큐브는 1996년 발매된 <닌텐도 64> 의 후계기이다. 개발 코드 네임은 ‘돌핀’. 처음 출시된 모델도 육면체의 독측한 디자인과 돌고래의 파랑색이 주 컨셉이었다. 콤 카트리지가 아니라 직경 8센티미터의 광디스크를 사용했고, 네트워크에 접속하여 온라인 플레이도 가능했다. 컨트롤러의 디자인도 지금까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닌텐도 스위치> 의 <슈퍼스매시 브라더스> 의 전용 컨트롤러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을 정도이다.
게임기의 성능은 엑박보다는 낮고 플스2 보다는 약간 높은 졍도였다. 플스2 가 성능이 더 좋아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제 기기 성능은 게임큐브가 더 좋았다. 다만, 소니와 함께 게임업계에 뛰어든 또다른 메이져 업체, <마이크로 스프트> 의 <엑스박스>(이하 엑박) 보다는 성능이 떨어져, 성능면에서는 엑박에 밀리고 소프트에서는 플스2 에 밀리는 애매한 포지션이 되었다.
닌텐도는 발매당시 게임큐브에 대해 다양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거치형 게임기임에도 불구하고, 손잡이가 달려 휴대성이 용이하도록 디자인 되었고, 자사의 휴대게임기인 <게임보이 어드벤스>와 연동해 TV화면과 휴대용 게임기 화면을 동시에 사용하는 것도 가능했다.
소프트로는 <마리오> 등의 자사 스테디셀러는 물론이고, 작고 귀여운 생물을 지휘해 싸우는 <피쿠민>, <젤다의 전설> 의 그래픽을 완전히 바꾼 <바람의 택트>, 캡콤의 인기게임 <바이오 하자드> 를 게임큐브 독점으로 발매하는 등, 혁신적이거나 플랫폼 독점작품이 많았으나 기기의 판매부진으로 플스2로 넘어가는 소프트가 많았다.
당시 마이크로 스프트, 소니와 같이 대기업들의 무한 경쟁 속에 끝없이 상승하는 기기성능으로 인해 게임의 개발비용 또한 대폭 상승하여 개발사들을 괴롭히고 있었다. 이에 게임큐브는 업계를 괴롭히고 있던 게임기의 개발비 상승 문제에 대해서도, 종래보다 저가격으로 보다 용이하게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는 점을 어필하고 있었다.
게임기로서 독특하고 호감가는 디자인, 유저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소프트, 개발업체의 눈높이로 봤을 때의 개발비용 문제해결 등 닌텐도 게임큐브 는 확실히 당시의 게임기 시장에서 톱을 달리던 플스 2의 독주를 막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녹록지 않은 <플레이 스테이션 2> 의 벽
닌텐도 게임큐브 등장 시, 시장에서 닌텐도는 이미 소니에 고전하고 있었다. 기대했던 <닌텐도 64>는 발매 지연과 소프트 부족에 시달렸고, <파이널 판타지>나 <드래곤 퀘스트> 등의 빅 타이틀은 닌텐도를 떠나 업계의 새로운 도던자인 소니로 갈아탔다. 2000년 초반, 당시에는 지금처럼 복수의 플랫폼으로부터 같은 타이틀의 게임이 나오는 시대가 아니었기에, 킬러 타이틀을 생산하는 서드파티가 떠나는 것은 닌텐도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이었다.
게임큐브를 통해 닌텐도는 다시 한번 과거의 왕좌를 되찾으려 했지만, 한 번 잃은 우위를 되찾기에는 턱도 없었다. 다시 1등을 되찾겠다는 닌텐도의 야심찬 메세지가 게임큐브의 발매 전후해서 일본의 여러 게임잡지 등에 게재되기도 했지만, 이미 닌텐도의 오랜 라이벌이었던 세가를 밀어내고 일본 게임 시장의 70%를 장악한 소니의 플스2를 닌텐도가 이길거라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실제로 2005년의 경제잡지에서도 당시 닌텐도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했다.
패미컴으로 사회 현상까지 일으킨 거치형에 비해서는 (게임큐브는 )이전의 존재감은 없다. 현행기기 게임큐브의 누계 판매대수는 1850만대 (3월말)에 지나지 않고, 6000만대 이상 판 초대 패미콤이나 2대 째의 수퍼 패미콤(누계 4910만대) 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1억 대를 눈 앞에 둔 플스2와는 큰 차이로, 북미시장에서는 엑스박스에도 누계 판매량에서 역전됐다. – 주간동양경제 제 5966호 (2005.07.02)
그래서 닌텐도가 망했을까? 그렇진 않았다. 닌텐도 게임큐브 의 실적은 최악이었지만 휴대용 게임기의 실적은 여전히 세계적으로 독보적이었고, 게임큐브에서 자사의 소프트 판매량이 좋아서 손해는 전혀 보질 않았다고 전해진다.

닌텐도를 변화시킨 게임기
지금까지의 통계수치로 보면 크게 뒤져 있던 게임큐브지만, 실제로 하드웨어로서 어땠는가 하면 타사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양질의 게임기였다. 소프트도 앞서 서술한대로 많은 자사 유력 타이틀의 판매량도 좋았고 캡콤같은 유명 개발 업체들이 독점 타이틀을 내놓기도 했다.
그렇지만 현재까지 전설의 갓게임기로 불리는 플스2의 벽은 너무 높았다. 플스1의 인기작들을 플레이할 수도 있었고, 당시 보급되기 시작했던 DVD도 시청 가능했다. 그리고 CD를 넣어서 음악 감상도 가능했던…. 그야말로 당시 가전업계의 절대강자 소니의 노하우가 집약된 괴물기기 앞에선 천하의 닌텐도도 어쩔 수 없었다.
소니나 마소 같은 거대 업체들과 정면으로 승부하는 것은 완전 미친 짓이란 걸 깨달은 닌텐도는 이제 앞으로 그들이 나아갈 길을 완전히 바꿔 살아남는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상하 2개의 화면을 갖춘 휴대 게임기 <닌텐도 DS>와 리모컨을 휘두르며 게임을 즐기는 가정용 게임기 <Wii>였다.
지금까지의 게임기의 진화는 ‘성능의 향상’ 을 의미하는 것이 상식이었다. ‘데이터 용량이 커지고, 채울 수 있는 게임의 내용이 많아지고, 그래픽과 사운드가 향상된다’ 라는 식으로, 게임기의 진화는 스펙의 끝없는 향상이었다.
그런데 <DS>나 <Wii>는 달랐다. 조작 방법 하나에서도 터치팬으로 화면을 만지거나 컨트롤러 자체를 팔에 붙여 흔드는 등, 지금까지의 ‘십자키와 버튼을 누르는 콘트롤러’에 의한 게임 조작의 개념을 완전히 바꾸었다. 게임은 오타쿠들이 등을 구부리고 골방에 홀로 앉아 즐기는 게 아닌, 지금까지의 발상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친구와 가족이 함께 즐긴다>, <게임인구의 저변을 넓힌다>는 컨셉으로 승부하게 된다.
그 후 닌텐도 게임기는 나오는 것마다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게임큐브로 왕좌를 탈환할 수는 없었지만, 게임큐브를 계기로 대답한 개혁을 성공하여 사람들에게 게임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경험을 제공하게 되었다.

21세기의 시작, 시대는 전환기였다
닌텐도 게임큐브 가 등장한 2001년은 게임업계에 있어서 파란의 시기였다. 마이크로 소프트가 엑스박스로 게임사업에 뛰어든 한편, 그보다 10개월 전인 1월에는 닌텐도와 오랜기간 게임기 점유율 다툼을 벌였던 세가가 드림캐스트 생산 중단과 게임기 비지니스 철수를 발표했다.
당시는 승자와 패자의 차이가 너무나도 극명하게 드러났던 시기였다. 한 때의 미국에서는 닌텐도를 웃돌 정도의 시장을 장악했던 세가가 뿌리 깊은 팬들을 뒤로한 채, 하드웨어 개발을 포기하고 소프트 메이커에 전념하게 된 것은 업계에 커다란 충격이었다.
더이상 성장의 길을 찾기 힘들었던 닌텐도에 대해서도 ‘세가와 같은 소프트 메이커가 되어야 한다’ 는 의견이 많았던 때이기도 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하면 그만큼 한 치 앞을 읽을 수 없는 안개정국의 시대였다고 말할 수 있다.
닌텐도 게임큐브 는 분명 게임기의 역사에서 실패한 하드웨어로 남을 것이다. 하지만 게임큐브의 실패에서 얻은 경험은 닌텐도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 소니가 막강한 자본력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빌게이츠가 엑박을 마소의 미래라면서 프리젠테이션 할 때만 해도 더이상 중소기업 수준의 닌텐도가 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사람은 드물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지금도 닌텐도는 그들과 어께를 나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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