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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건프라 구입

필자는 건프라를 하나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작년 11월 까지 말이다. 필자가 홈플러스에 갔다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홈플러스 안에 비치된 가챠가 눈에 띄었다. 평소에는 전혀 관심을 두지 않고 그냥 지나쳤지만 그 날은 달랐다. 필자는 6개가 나린히 놓여진 가챠들을 하나씩 하나씩 둘어보면서 가격을 살피고 결국은 한 번 시도해보기로 했다.

가챠의 가격은 놀라웠다. 필자가 어렸을 때도 저런 가챠는 존재했었다. 그때는 100원? 혹은 200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허나 홈플러스에 놓인 가챠의 가격은 필자의 상상을 초월햤다. 물가가 올랐으니 한 2~3000원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지만 대부분 8000~10000 원에 육박했다.

가챠의 엄청난 가격에 필자는 잠시 망설였다. 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가챠를 한 번 돌려보기로 한 이유는 바로 6개의 가챠 중에 건담 가챠가 보였기 때문이다. 건담 외에도 별의 카비나 짱구 캐릭터 가챠도 있었다. 다른 가챠들은 요즘 유행하는 컨텐츠의 캐릭터처럼 보였으나 필자는 정확히 어떤 작품의 캐릭터인지 알지는 못했다.

건담 가챠는 한 번 돌리는데 9000원이었다. 필자는 현금이 없어서 어떻하나 고민도 잠시, 이미 요즘 가챠는 현금이 필요없는 카드 결제 시스템이 탑제되어 있었다.

가차의 포스터에는 5개의 모형이 있었고 그 중에 하나가 나오는 것 같았다. 필자는 그 중 맨 아래에 있는 건담의 무기세트만 나오질 않길 바라며 가챠를 돌렸다.

필자는 바로 9000원을 결제하고 둥근 기계 내부에서 굴러나오는 캡슐을 손에 들었다. 홈플러스 내부에서 필자의 나이에 이런 가챠를 열어보는 것은 체면에 맞질 않기 때문에 귀가 후에 내용물을 확인한다는 생각이었다. 그래도 캡슐의 내부가 어느 정도 보이는 구조였어서 대충 필자가 어떤 캐릭터를 뽑았는지 알 수 있었다.

필자가 뽑은 가챠는 바로 “제타 건담” 이었다.

홈플러스에서 볼일을 다 마친 후에 집에서 가챠의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필자는 가챠의 내용물에 아주 놀랐다.

9000원 가챠가 놀라운 이유

집에서 열어본 가챠의 내용물은 정말 놀라웠다. 내용물은 필자의 예상대로 “제타 건담” 이 맞았다.

모니터 앞의 제타건담 : 하나는 역시 아쉬워 보인다

그리고 완성된 인형이 아니라 필자가 조립을 해야하는 프라모델이었다. 프라모델 조립은 유년 시절 이후 정말 오랜만이었기 때문에 동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으로 즐겁게 조립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설명서 따위는 필요없을 거라 생각하고 조립을 했지만 결국은 방치한 설명서를 다시 집어들고 설명서의 내용을 유심히 보면서 조립했다.

가챠 제타 건담의 플라스틱 질감이 아주 우수했다. 필자의 예상을 뛰어 넘는 질감이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부품에 미리 도색이 되어 있어서 완성한 뒤에 모습이 필자의 마음에 쏙 들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도색이 된’ 프라모델은 그 가치가 엄청 높아진다(가격 또한 높아진다).

원래 책상 위에 전시하려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실제로 컴퓨터 모니터 아래에 전시하니 책상의 분위기가 살아나는 것 같아 뿌듯했다.

그리고 제타건담은 아주 작은 녀석이면서도 관절의 움직임이 좋아서 아기자기하게 멋있는 포즈를 잡을 수 있었다.

머리는 큰 편이긴 했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 좋아했던 SD 캐릭터는 아닌 듯 했다. SD라고 하기에는 팔 다리가 길게 보였다. 이런 캐릭터들을 요즘은 따로 뭐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정식적인 모습도 아니고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큰 SD도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상당히 멋있고 색 또한 산뜻하고 새련되었다는 것이었다.

실제 가격은?

가챠로 뽑은 “제타 건담” 이 필자는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잠시 전시해 놓았다가도 다시 손에 들어 이리저리 돌려가며 그 위용을 감상하곤 했다.

그러다 문득 책상 모니터 아래에 홀로 선 제타 건담이 너무 외로워 보인다는 느낌이 들었다. 필자의 생각에는 양 옆으로 2개 정도가 더 있어야지 제타건담이 외로워 보이지 않는다는 희안한 생각이 들었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그러한 생각은 들지 않는 편이 좋았다. 그 덕에 책상 위에 건담 프로모델들이 이제 더이상 놓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쌓여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 옆에 세워둘 다른 건담도 구할 겸, 그리고 혹시나 다른 종류의 건담이 또 있지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한 번 인터넷 검색을 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알아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우선 필자가 구입(?)한 제타건담은 ‘앙상블’ 이란 시리즈 중 한 캐릭터에 불과했다. 그리고 ‘앙상블’ 시리즈는 이미 아주 많은 시리즈들이 출시되었다. 모든 앙상블 시리즈의 건담 프라모델은 가챠를 통해 랜덤으로 하나를 뽑을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었다.

하나의 가챠 기기 안에는 5가지 정도의 프라모델들이 있었고 대부분은 4개의 건담 프라모델과 나머지 한 개의 무기 파츠를 모아 둔 모델로 구성되어 있었다. 한 번 가챠를 돌리면 그 5가지의 모델 중에 하나를 뽑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런 가챠 기계가 검색을 할 당시에 이미 20가지가 넘게 출시되어 있었다. 한 기계당 5종류의 모델이 있었으니 이미 100종류가 넘는 앙상블 모델 캐릭터가 출시된 셈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기 파츠를 뽑는 것을 “꽝” 이라 생각한다는 사실도 알았다.

그리고 가격 말인데 필자는 한 번 가챠를 돌리는데 9000원을 지불했지만 실제로는 일본에선 5000엔 한국에선 6000원이었다. 필자는 아마 건담이나 가챠를 전문으로 하는 가계가 아닌 마트에서 가챠를 돌렸기 때문에 좀 비싼 것 같았다.

그리고 필자는 검색을 통해 부산 ‘서면’ 에 가챠 가계가 많이 있으며 ‘삼정타워’ 에는 건담 관련 토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건담베이스” 가 존재하고, 엄청난 종류의 가챠가 즐비한 가챠 스트리트도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필자는 바로 서면으로 가서 가챠 가게를 싹 돌았다. 오랜만에 방문한 서면의 놀라운 변화에 대한 감상은 뒤로 하고, 일단 실망한 점은 그 어디에도 건담 앙상블 가챠는 찾을 수가 없었다.

건담베이스에서도 앙상블 가챠는 찾을 수가 없었다. 건담베이스의 직원에게 문의하니 가챠 기기는 일주일 간격으로 교체가 되는데 이번 주는 앙상블 가챠 기계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앙상블 가챠의 가격은 7000원이라고 알려주기도 했다.

인터넷에서는 6000원이었는데 아마 몇 년 전의 자료였기 때문에 그 사이 물가 상승의 영향을 받을 듯 했다.

앙상블 대신 컨버지

건담베이스 안에서 아쉽게도 앙상블 가챠를 할 수는 없었지만 앙상블 모델과 비슷한 ‘컨버지’ 시리즈의 모델이 있었기 때문에 필자는 아쉬운데로 컨버지 모델을 구입했다.

그리고 건담베이스 내부를 둘러보다 비교적 가격이 싼 SD 모델 3개도 같이 구입했다.

미묘한 완성도의 컨버지 시리즈

사실 필자는 ‘컨버지’ 시리즈의 모델을 구입하면서 필자가 구입한 모델의 이름이 뭔지도 몰랐다. 진열된 모델의 모양이 꽤 고급스럽게 보였고, 색감도 뛰어났기 때문에 그냥 일단 구입했다.

필자가 구입한 키트는 2개의 모델이 들어있는 제품이었다. 필자는 두 모델 모두 처음보는 건담이었다. 그리고 나중에 검색을 통해서 그 두 개의 모델의 이름이 ‘라이징 건담’, ‘임모탈 건담’ 이란 것을 알았다.

컨버지 시리즈의 모델들도 앙상블과 마찬가지로 조립을 해야하는 모델들었지만, 이걸 조립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조차 난감한 아주 간단한 조립이었다.

머리와 몸통, 그리고 양 팔만 구멍에 끼우면 조립완성이었다. 아참, 그리고 등에 걸리는 백팩과 주먹손 구멍에 꼽는 무기도 직접 “조립”을 햐여 했다.

앙상블에 비하면 아주 쉬운 조립과정이었다. 컨버지 제품은 크기는 앙상블과 비슷했지만 모델의 디테일이나 도색도 아주 훌륭하게 되어있어서 앙상블과 비교하면 더욱 고급스러워 보인다는 장점이 있었다.

헌데 필자의 눈에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눈에 띄었다. 컨버지 모델을은 단순 진열의 목적으로 만들어진 모델들인지 가동은 전혀 되질않았다. 기껏 가동이 되는 부분은 팔을 앞으로 들어올리는 정도의 수준이었다.

앙상블과 비교하면 아주 아쉬운 가동성이었다.

역시 하나보다는 여러 개가 있는 것이 풍성해 보인다

건프라는 구매하는 마음

그래도 앙상블 시리즈인 제타건담과 컨버지 시리즈인 라이징 건담, 임모탈 건담을 컴퓨터 모니터 밑에 나란히 진열해놓으니 이제서야 모델이 하나 밖에 없던 순간과 비교해서 뭔가 풍성해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이런 모델들을 많이 구입하는 사람들의 심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다.

하나만 사서 세워두면 뭔가 허전하다. 그래서 최소한 3개 정도는 세워둬야 균형이 맞아 보이고 허전한 느낌이 없었다. 이러한 느낌 때문에 책상이나 진열장의 빈자리에 이런 피규어나 캐릭터 모델들을 세워두는거겠지?

이렇게 하나하나 세워두다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의 필자의 책상에는 여러 반다이 프라모델들로 가득차있다.

새로운 모델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놓을 자리를 먼저 생각해야 하는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된다. 어쩌면 이러한 점이 건프라의 순기능(?)일지도 모르겠다.

게임의 경우는 하드웨어의 용량이 있다면 게임을 언제든지 사서 즐길수있고 혹은 게임을 지우더라도 라이브러리에는 게임이 남아있어서 언제든 다시 게임을 다운로드 받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건프라는 정말 프라모델을 세워둘만한 물리적인 장소가 없으면 아무리 사고 싶은 모델이 눈에 띄더라도 구매 할 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이러한 점이 오히려 충동구매를 막아주는 순기능을 하고 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리적으로 놓을 장소가 마땅치 않으니 이제 모델을 구입할 때도 아주 신중하게 생각해서 구입을 망설이게 된다. 100% 구입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모델 킷은 그냥 패스하는 것이 어느덧 당연해졌다.

그래서 필자도 건프라의 매력에 빠져 미친듯이 구매를 하다가도 이제는 구매에 신중하게 된다.

아마 다른 건프라 구매자들도 필자와 같은 생각이 아닐까?

필자의 오랜 취미인 게임에 관한 글을 쓸 목적으로 만든 블로그이지만 갑작스레 필자가 건프라의 매력에 빠져서 요즘 글이 뜸해졌었다.

건프라를 구매하고 조립하고 여러 포징도 해보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다. 지금은 건프라를 만지느라 잠시 게임 쉬고 있는 시기라고 블로그의 글도 건프라에 관한 글 위주로 올릴지도 모르겠다.

차라리 블로그를 하나 더 만들어서 건프라에 관한 글을 써볼까 생각도 했지만, 끈기 없는 필자가 변덕이 생겨서 건프라를 놓을지도 모르고, 건프라를 좋아하는 사람과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 간에 공통적인 면이 있다는 생각이 있기 때문에 이 블로그에 건프라에 관한 글을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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